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강의안 09주 (26문) ☞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26문 :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라는 신앙고백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
사도신경의 첫 소절에서, “하나님을... 내가 믿사오며”라는 고백에 담긴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비교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존재 사실을 믿는다.”(to believe God) 라는 것과 “하나님을 믿는다.”(to believe in God) 라는 말에는 서로 다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전자는 자기의 신념인데, 이는 역사적으로 오래 내려오는 사람들의 신념을 단지 자기의 신념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나 후자는 참된 믿음인데, 이는 자신 안에 있는 확신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것”(to believe in God)은 그 하나님께 속한 모든 것들, 즉 하나님의 아들로 나를 구원하시리라는 것을 확신한 것입니다.
우리는 사도신경에서 복음을 배우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의 믿는 바를 고백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각자는 진실로 우리가 고백한 바를 진실로 믿고 있는지 묻고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배시간에 기계적으로 사도신경을 외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각 조항을 바르게 마음 깊이 알고, 확신에 찬 믿음을 고백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사도신경의 각 조항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매우 짧은 문장으로 이뤄진 고백이지만, 그 안에는 복음의 깊고 풍성한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성경을 자세히 배워서 알고, 기독교 역사에서 그 위치를 살피는 것도 매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답1: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아버지 곧 무(無)에서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
오늘 배우는 내용은 우리가 매주 주일에 공동체와 함께 하나님 앞에서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성경의 기록도 천지창조를 제일 먼저 선언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 성경의 첫 문장은 천지창조를 선언으로 시작하여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설명합니다. 이렇게 성경의 선언과 그 선언을 설명하심으로써 제일 먼저 우리에게 믿게 하려는 것은 하나님이 우주만물의 창조주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신경에 첫 항목에서 이렇게 시작합니다.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이렇게 고백함으로써 성경의 첫 장의 계시의 말씀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 한편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아버지”이심도 함께 고백합니다. 사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서 “하나님을 우리의 아버지”로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만, 그렇게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께서 만물의 창조주이시라는 사실까지도 믿는 믿음을 신앙고백을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었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나 같은 죄인을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역사적인 신념”으로 표현한 것은 세상 사람들이 입버릇에 불과한 소리입니다. 그런 말들은 그리스도 밖에 있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며, 사실상 무의미한 말입니다. 우리는 사도신경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들이요,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심을 확신하는 믿음으로 고백한 것입니다. 결국 사도신경의 고백은 이 세상을 향한 일종의 선포이며, 거짓된 믿음을 분별하고 구별 짓는 시금석입니다.
답2: 영원한 경륜과 섭리로 그것들을 보존하시고 다스리시는 분이 나의 하나님이시며, 또한 그 아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나의 아버지시라는 것입니다. |
사도신경은 만물의 창조주를 확신하는 신앙고백이며, 동시에 그 만물을 보존하시고 통치하심을 믿는 고백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창조하신 만물을 버려두지 않으시며, 모든 것들을 항상 보존하시고 통치하시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나님 아버지께서 만물을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주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마10:29)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항상 보존하시고 통치하시는데, 영원 전부터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세밀한 계획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섭리하십니다. 엡1:11-12절입니다. “11.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12.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고백은 단순하게 창조주 하나님만을 고백하는 메마른 지식으로 고백하는 않아야 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 되심을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서 만물을 보존하시고 다스리신다는 것을 알고, 또 확신하며 신앙고백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감격적인 일입니다. 진실한 신앙고백자들에게는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답3: 나는 하나님을 매우 신뢰하므로 하나님께서 나의 몸과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며 |
하나님이 만물을 보존하시며 다스리시는 분이시라고 우리는 고백합니다. 어떻게 우리를 보존하시고 다스리시는지는 분으로 생각하게 됩니까? 하나님께서 욥에게 말씀하셨습니다. “41. 까마귀 새끼가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짖으며 먹을 것이 없어서 허우적거릴 때에 그것을 위하여 먹이를 마련하는 이가 누구냐?”(욥38:41)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먹이시고 돌보시는지를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주님도 말씀하셨습니다. “24. 까마귀를 생각하라 심지도 아니하고 거두지도 아니하며 골방도 없고 창고도 없으되 하나님이 기르시나니 너희는 새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눅12:24) 이처럼 사도신경 첫 부분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창조주이시며, 보존자이시며, 우리의 몸과 영혼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신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답4: 이 슬픈 세상에서 내게 닥친 모든 역경을 선으로 바꿔주실 것을 굳게 믿습니다. |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슬픈 세상의 삶인 것은 시편기자의 표현대로입니다. 성도가 눈물골짜기로 지날 때에도 하나님께서 어떻게 우리를 인도하실지 고백하는 것도 사도신경에 담겨있습니다. 시편84편5-6절입니다. “5.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6.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 그러니까 성도는 이 땅에서 눈물골짜기를 사는 삶입니다. 사도신경은 우리가 눈물골짜기를 지나는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고, 우리 하나님께서 이른 비로 도우신다는 시인의 표현대로 우리를 도우실 것을 알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버지 되심을 굳게 믿는 믿음으로, 이런 고백을 하는 것입니다. 롬8:28절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또 우리는 38-39절의 말씀에서도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와의 단절되지 않는 영원한 관계를 선언합니다. “38.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39.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어떻게 보존하실지 우리는 이 신앙고백으로 배우게 됩니다.
답5: 하나님은 전능하시기 때문에 능히 이 일을 하실 수 있으며 신실하신 아버지이시기 때문에 기꺼이 하시는 것입니다. |
여기서 두 가지를 우리의 믿음과 확신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첫째 창조주 하나님은 전능하셔서 만물을 무(無)에서 창조하셨습니다. 즉 “전능하신 하나님”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아버지 되시기 때문에 기꺼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돌보실 것입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온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믿는다는 고백이 우리의 신앙의 가장 밑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 기초 위에 다른 고백들이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전능하심”과 “아버지 되심”이 모든 고백의 기초석입니다. 그 다음 고백들은 이런 고백들입니다. ❶ 하나님께서 영원한 작정과 계획으로 천지를 창조하신 것과 ❷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얼마나 치밀하게 보존하시고 다스리시는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❸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인생길이 슬픔으로 가득할지라도 그 모든 것들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것입니다. 왜? 그분은 전능하시고 아버지이시니까!
결론과 적용
끝으로 우리는 창조 교리를 우리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분의 지으신 세계로부터 그분의 지혜와 권능과 선하심을 알고 인정해야 하는 것이요, 둘째는, 창조된 모든 만물에게서 우리의 신뢰를 거두어들이고, 오직 구원의 주님이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만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마6:32)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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